인터랩에서는 현재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한국에 머물며 작업하고 있는 뱅상 탕기(Vincent Tanguy)를 만나보았다. 한국에 도착하여 밝고 화려한 색에 매료됐다는 그를 만나 작업 세계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인터랩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작업실이 굉장히 깔끔하고 좋네요.

뱅상 탕기: 네. 금천예술공장에서 외국인 작가들에게 거주를 할 수 있는 방과 작업실을 따로 주셔서 방에 짐을 모두 놓고 작업실에서는 작업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정리가 된 느낌을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인터랩 : 한국에 어떻게 오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한국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뱅상 탕기 : 사실 한국에 막연한 관심이 있었지만 많이 알지는 못했어요. 동양에서 가장 다이나믹하고 IT가 발달된 나라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레지던시를 통해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해외 레지던시 리스트를 보며 지원한 곳이 이곳 ‘금천예술공장’ 입니다.

 

인터랩 : 한국에 오셔서 많이 받는 질문 일거라는건 알지만 그래도 질문 드리고 싶네요. 프랑스에 있으셨을 때 상상한 한국과 한국에 오셔서 본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나요?

뱅상 탕기 : 네, 일단 이 정도로 한국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의 기계를 유용하게 사용하는지 몰랐는데 컴퓨터나 여러 전자기기들을 능숙하게 그리고 생활에 밀접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적인 면에서 총천연색들이 많이 사용되고 색과 소리가 많이 인상 깊었습니다.

 

인터랩 : 색과 소리라면… 예를 들어 뭐가 있을까요?

뱅상 탕기 : 예를들어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각 노선별로 색깔이 있고 그 색깔에 따라 그 노선의 정체성이 잘 매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지하철 노선별로 환승할 때 나오는 음악소리가 다르다는 것도 재미있으면서 한편으로 논리적이라는 생각을 하고요… 시각적 그리고 청각적인 것이 어우러져서 우리가 지각함에 있어 더 쉽게 빠르게 각인되는 것 같습니다. 시각적인 언어 효과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빛이 많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모든 곳에 빛이 밝고 화려하기도 합니다.

 

가끔 한국의 일상의 모습이 비디오 게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일상의 풍경과 데코레이션이 무언가 예쁘고 귀엽지만 디즈니랜드처럼 만들어진 공간인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제 작업에도 비디오 게임 캐릭터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 있었는데 가다 서다 동작을 반복하는 퍼포먼스 입니다. 여기서 퍼포머는 모션 캡쳐 하는 복장을 하고 게임 캐릭터가 된 듯 게임 중 버그를 만나면서 전시장 한 쪽 코너에서 벽을 향해 제자리 걸음하거나 뛰어가는 동작을 하게 됩니다.

이미지 0

 

인터랩 : 한국에서의 그런 경험을 하시면서 느껴지는 것들로 인해 작업적인 영감도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프랑스에서 하던 작업과 한국에서 지금 하고 계시는 작업에 대해 조금 설명해 주시겠어요?

뱅상 탕기 : 네. 아무래도 제가 한국어를 모르다보니 시각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미지가 글씨보다 더 많이 눈에 띠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구상하고 있는게 한국 신문에 있는 이미지인데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신문을 보다 보니 얇은 종이에 겹쳐진 앞 뒤 이미지가 한꺼번에 보이면서 한쪽 이미지 테두리를 잘라보니 그 뒤에 다른 쪽 페이지 부분이 우연적으로 잘리면서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됐습니다. 아이러니함도 보이고요. 아직 작업 구상단계이지만 보여드리자면 이런 것들인데요…

 

 

 

이미지12이미지34이미지56이미지78

또한 같은 맥락으로 밤과 낮 또는 어둠과 밝음 이런 것들이 대립되는 개념이지만 사실 낮과 밤이 계속 반복되고 하나로 이루어져 있듯이 구분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서로 연관되어 있기도 하고 각기 과정에 따라 변하면서 연결되고 반복된다고 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작업을 구상해 보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미지 9
그림1

또한 연결되고 반복된 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시간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제 작업 < Back to the Future or Looking Forward to the Past>에서 봤을 때 바캉스 때 사용하던 1회용 카메라를 현상하려고 마지막 남은 필름을 쓰기 위해 아버지가 제 인물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이때 제가 입고 있던 축구복에는 제 지역 축구팀의 스폰서 기업 이름인 피노(PINAULT)가 써 있었습니다. 이 그룹의 대표인 피노라는 분은 제가 커서 보니 현대 미술계에서 중요한 컬렉터가 되어 있으셨습니다. 제가 마치 어릴적 그 축구복을 입고 있었을 때엔 축구팀 스폰서였던 사람이 제가 성장해서 아티스트가 되어있을 때엔 현대 미술 작품을 수집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서 시간성과 우연의 일치, 그리고 예정되어 있는 것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 11

 

인터랩 : 주로 사용하시는 매체가 사진인가요?

뱅상 탕기 : 사진도 있지만 저는 설치, 영상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작업한 비디오 같은 경우 미국에서 촬영한 것이 있었는데요.

 

영상캡쳐

[사진을 누르면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https://vimeo.com/183681462

Unleaded Plus, 2016, Vidéo, 9’’51’

 

이미지 13

제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현지 주유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휘발유 가격표 숫자를 수작업으로 바꾸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걸 보고 때마다 바뀌는 이 행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행동, 말, 그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행위의 권위를 기록하였습니다. 무언가 공식적일 듯한 휘발유 가격이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좌우되는 것, 자유를 상징할 것 같은 자동차의 등장을 할리우드 영화의 프리즘으로 구성하여 만들어 보았습니다.

또는 설치나 조각 같은 형식의 작업도 하는데 도너 케밥(Döner Kebab) 모양의 조각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 고기를 잘라내면서 얇아지는 케밥처럼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이 마치 미니 토템처럼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케밥 고기를 자르는 행위대로 조각했습니다. 나무 조각 전통에 있어 첫 번째 출현이자 첫 번째 세계화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이미지 14

 

이렇게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 작업이 무엇이다 라고 규정짓는 것보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연구하고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인터랩 : 천천히 시간을 가진다고 말씀하신 부분에서 공감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 부럽기도 한데요…

 

뱅상 탕기 : 네.. 사실 저도 작업을 계속 하기 위해 생계형 일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작업을 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또 그 돈을 모아 이렇게 한국에 왔듯이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러한 생활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가질 예정입니다.

 

인터랩 : 3월 17일 금요일부터 여기 금천예술공장 전시장에서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 때 다시 와서 그 동안 연구하셨던 작품을 실제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뱅상 탕기 : 네. 그때 완성된 작업 여러 개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꼭 다시 오셔서 보고 많은 말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랩 : 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달 정도 남은 한국 체류 기간 동안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Vincent Tanguy (1990년생)

contact@vincenttanguy.com

www.vincenttanguy.com

 

개인전

2015  Break, Gleichapel, Paris (FR).

          Today to Yesterday, Gleichapel, Paris (FR).

2014  A.F.K., performance spéciale off Nuit Blanche, Gleichapel, Paris (FR).

 

 

그룹전

2017  Pendant que les champs brûlent, commissariat de Mo Gourmelon, saisonvideo.com (FR).

          Biennale de Mulhouse 017, Mulhouse (FR).

          Open Studio, Seoul Art Space Geumcheon, Séoul (KR).

2016  Festival Vacarme, commissariat de Pauline Bordaneil, Espace des 2 rives et Hôtel Pasteur, Rennes (FR).

         Risk with Benefit, performance de restitution du workshop « Biennale de Venise » d’Eva Barto et Hélène Delean,

Mains d’Oeuvres, Saint-Ouen (FR).

        Vision, Palais de Tokyo, Paris (FR).

2015  Negative to Positive, avec Ronan Lecrosnier, Vertical Gallery, Manchester School of Art, Manchester (EN).

          Mettre à jour, commissariat de Dominique Abensour, FRAC Bretagne, Rennes (FR).

 Mardi 26 mai 2015, 175 rue Jean Jaurès, 18-22h, le Studio Fantôme, Brest (FR).

2014  Salon Playtime, commissariat de Céline Auxépaules, en partenariat avec la Biennale de Rennes Playtime, Le

Grand Cordel, Rennes (FR).

          De l’exposition universelle aux vides greniers en passant par les foires, ce n’est pas la vanité d’un rêve qui le fait

évanouir, commissariat de Joëlle Le Saux et Pascal Rivet, Galerie de l’école, EESAB site de Brest (FR).

          Infinite Scroll, avec Leslie Rivalland, Espace M, Université Rennes 2, Rennes (FR).

2012 – Commencement, avec Carole Cicciu et Charlène Dubois-Rolland, 27 rue Emile Zola, Brest (FR).

Commissariats d’expositions

            Commencement, avec Carole Cicciu et Charlène Dubois-Rolland, 27, rue Emile Zola, Brest (FR).

 

 

레지던스

2017  Seoul Art Space Geumcheon, Séoul (KR).

2015  Slow media #2, Manchester School of Art, Manchester (EN).

2014  Slow media #1, Landevennec (FR).

 

워크숍

2016  Outside, EESAB site de Brest (FR).

          Présentation publique

          Présentation du projet « A l’Ouest Toute ! » durant Vision, Palais de Tokyo, Paris (FR).

          Catalogues & édition

2017  A l’Ouest Toute ! Travailleuses de Bretagne et d’ailleurs, éditions Les Presses du Réel, Paris (FR).

2015  Mettre à jour & Extension, catalogue de l’exposition « Mettre à Jour & Extension », sélection des diplômés de  l’EESAB promotion 2015, édité par l’EESAB (FR).

          Catalogue 2015 du Diplôme National Supérieur d’Expression Plastique (DNSEP) options Art, Design, Communication de l’Ecole Européenne Supérieur d’Art de Bretagne (EESAB) sites de Brest, Lorient, Quimper et Rennes, édité par l’EESAB (FR).

 

인터뷰, 보도

2016  Vincent Tanguy. 26. Être humain., 69 Magazine (FR).

          http://www.69magazine.fr/2016/11/21/vincent-tanguy-26-etre-humain/

          Mood of the Week, Le Chassis (FR).

          http://lechassis.fr/moodoftheweek-du-06112016/

2015  Jeunes Talents Et Archives, Regards Croisés Au FRAC, manifesto-21.com (FR).

          http://manifesto-21.com/jeunes-talents-et-archives-regards-croises-au-frac/

          Mood of the Week, lechassis.fr (FR).

          http://lechassis.fr/2015/09/21/moodoftheweek-du-21092015/Enseignements & diplômes

          DNSEP, EESAB site de Brest (FR).

2013  DNAP, EESAB site de Brest (FR).

2012  Licence d’Arts Plastiques, Université Rennes 2 (FR).

2011  Erasmus, faculté des Beaux-Arts, Barcelone (ES).

 

editor 김 주 옥